첫 일주일 동안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변화 기록
첫 일주일 동안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변화 기록”의 시작 – 불편함 속에서 진짜 변화가 태어났다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기 전, 나는 솔직히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일회용품을 조금 줄이면 된다고 생각했고, 재활용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이 아니라, 삶의 전반을 재구성하는 결정이라는 걸 첫 일주일 만에 알게 되었다. 그 일주일 동안 나는 불편했고, 낯설었고, 때론 창피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뿌듯했고, 놀라웠고,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내가 이 실천을 통해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내가 얼마나 ‘습관대로만’ 살고 있었는지에 대한 자각이었다. 컵을 고를 때, 장을 볼 때,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나는 단 한 번도 ‘이 포장은 어디로 갈까?’, ‘이건 정말 필요한 소비일까?’를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모든 행동에 질문이 생겼고, 그 질문은 나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한 번만 더 생각하고 선택하는 삶’, 그것이 나의 제로웨이스트 첫 일주일의 핵심이었다.
이 글은 내가 그 첫 일주일 동안 무엇을 시도했고, 어떤 감정을 겪었으며,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기록한 아주 현실적이고 솔직한 실천기다. 환경을 지키는 행동이 반드시 완벽해야만 의미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됐고, 불완전한 실천 속에서도 나 자신이 바뀌어 간다는 걸 느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가 제로웨이스트를 더 가까이 느끼고, 아주 작은 행동 하나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첫 일주일 동안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변화 기록” 속 장보기의 변화 – 소비를 멈추는 질문이 시작되다
첫 번째 도전은 늘 해오던 장보기였다. 평소처럼 마트에 들어섰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익숙한 동선으로 움직였고, 평소 먹던 제품을 손에 집었다. 하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 그 제품들 대부분이 모두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사실을. 오이 하나, 두부 한 모, 심지어 고구마까지도 일회용 포장이 전제된 상품이었다. 장을 보는 동안 나는 수십 번 멈췄고, 손에 들었다가 내려놓는 동작을 반복했다. 그렇게 ‘필요’가 아니라 ‘습관’으로 고르던 소비를 한 단계씩 검열하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장바구니의 절반 이상을 비워내고 다시 채웠다. 플라스틱이 없는 생채소, 시장에서 직접 담아올 수 있는 쌀과 과일, 유리병에 담긴 식초 같은 것을 중심으로 바꿨다. 특히 두부를 담기 위해 밀폐용기를 챙겨가서 시장 두부집을 찾아갔던 경험은 기억에 남는다. 가게 주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결국 “이렇게 사가는 사람은 처음 봐요”라며 웃으며 두부를 담아줬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소비자도 가게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체감했다.
마트에서 구매한 제품들의 포장 쓰레기 양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집에 도착했을 때 느껴진 가벼움은 단순히 무게 때문만이 아니었다. 나는 그날 비로소 내가 ‘무엇을 사고 무엇을 거절했는지’를 명확히 인식했고, 그 인식이 나의 소비 패턴을 바꿔놓았다. 첫 일주일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이걸 꼭 사야 하나?”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이 나의 소비를 줄이고,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확장시키는 시작점이 되었다.
첫 일주일 동안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변화 기록” 속 쓰레기 인식 변화 – 버리기 전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통해 내가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버리는 태도였다. 그전까지는 쓰레기를 구분 없이 버리는 것이 당연했고, 재활용 분리배출만 해도 충분히 환경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일주일 동안 나는 쓰레기통 앞에서 멈칫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플라스틱 포장지, 종이컵, 얼룩 묻은 테이크아웃 용기, 소스 포장지 등 하나하나가 재활용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지는 일은 꽤나 번거로웠다. 그리고 그 번거로움 속에서 나는 하나의 진실을 마주하게 됐다. 대부분의 포장은 ‘재활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커피를 마신 뒤 종이컵을 버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겉은 종이지만 내부는 방수 코팅이 되어 있어 분리배출이 안 된다. 나는 이런 걸 전혀 몰랐고, 그저 ‘분리해서 버리면 알아서 처리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에 기대 살아왔다. 하지만 그 믿음이 얼마나 허술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고, 그 이후 나는 행동을 바꿨다. 다회용 텀블러를 들고 다녔고, 배달을 시킬 땐 수저와 나무젓가락을 거절하기 시작했다. 작은 변화였지만, 그 변화는 매일매일 ‘쓰레기를 줄였다’는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또한 일주일 동안 모은 쓰레기를 한 번에 펼쳐놓고 분류해봤다. 그중 플라스틱이 절반 이상이었고, 그 대부분이 포장재였다. 나 혼자만 이런 쓰레기를 이만큼 만들어낸다는 게 충격이었다. 나는 그 순간 이후부터 ‘소비 전에 버릴 것을 상상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제품을 고를 때 “이건 어떻게 버릴까?”, “이건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고 결정했다. 제로웨이스트는 결국 ‘소비 → 사용 → 폐기’라는 흐름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실천이라는 걸 체감한 일주일이었다.
첫 일주일 동안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변화 기록” 속 관계의 마찰 – 시선과 말에도 흔들리지 않게 되다
첫 일주일 동안 실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예상과 달리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의 시선과 반응이 예상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친구와 함께 카페에 갔을 때 다회용 텀블러를 꺼내자, “또 그거 들고 왔어?”라는 말에 순간 움찔했다. 가족 모임에서 음식 포장을 거절하고 직접 다회용기를 들고 나가자, “너 요즘 왜 이렇게 극단적이야?”라는 반응도 들었다.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선 불편한 사람처럼 인식되는 게 처음엔 꽤 괴로웠다.
가족들도 불만을 표현했다. 물티슈 대신 손수건, 키친타올 대신 행주, 일회용 수세미 대신 천 수세미를 쓰기 시작하자, 엄마는 “그거 번거롭게 빨아가며 왜 쓰냐”고 물었다. 말로는 설명했지만, 완전히 이해받진 못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방식’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는 강요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조용히, 묵묵히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바꿨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친구 하나가 “나도 텀블러 하나 샀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가족들도 “이번엔 그냥 이 그릇에 담자”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건 작은 변화였지만, 나에게는 매우 큰 울림이었다. 제로웨이스트는 정답을 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천하며 주변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힘이라는 걸 느꼈다. 첫 일주일의 시행착오는 나에게 타인과 함께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게 했고,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나는 이제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나의 방식대로 걷고 있다.
첫 일주일 동안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변화 기록” 그 이후 – 완벽하지 않지만 확실히 달라진 나
제로웨이스트 실천 첫 일주일이 지나고 난 후, 나는 문득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손에는 다회용 장바구니가 들려 있고, 에코백 안에는 스테인리스 빨대와 텀블러, 밀폐용기가 정리되어 있었다. 주방에는 비닐봉지 대신 유리병과 천 주머니가 자리했고, 욕실에는 샴푸바와 대나무 칫솔이 놓여 있었다. 눈에 보이는 물건들이 바뀌었을 뿐인데도, 삶 전체가 이전과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단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 나는 이 실천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되묻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나의 선택 기준이다. 예전에는 가격과 편의성, 브랜드를 기준으로 물건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이건 오래 쓸 수 있을까?”, “환경에 부담을 줄까?”, “정말 필요한 걸까?”라는 기준이 앞선다. 이 기준은 단지 환경을 위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존중하고 나의 시간을 아끼는 방식이 되었다. 물건 하나를 고르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면서 소비에 대한 자기 통제력도 훨씬 강해졌고, 충동구매가 현저히 줄었다. 내 삶이 단순해졌다는 점도 이 실천의 큰 변화 중 하나였다.
물론 나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가끔 급하게 배달 음식을 시킬 때도 있고, 텀블러를 챙기지 못해 종이컵을 사용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는다. 제로웨이스트는 100%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향한 지속적인 선택’이라는 걸 첫 주를 지나며 배웠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쓰레기 하나 줄이는 것도 벅찼지만, 지금은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실천을 ‘단기적 캠페인’이 아닌 ‘장기적인 생활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더 많은 실천을 시도해보고 싶다. 제로웨이스트 상점 탐방, 업사이클링 체험, 플로깅 활동 참여, 지역 재활용소 탐방 같은 체험들을 통해 나의 실천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경험을 글이나 강연, 콘텐츠로 나눠 더 많은 사람에게 ‘불편하지만 가치 있는 삶’을 전하고 싶다. 지속가능한 삶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오늘 한 가지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성의 시작이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첫 일주일은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줬고, 앞으로도 나는 이 삶을 조금씩 단단히 다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