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일주일간 욕실 쓰레기 모아보기: 진짜 내 욕실엔 뭐가 얼마나 쌓일까?

write-1978 2025. 7. 31. 04:00

일주일간 욕실 쓰레기 모아보기 –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겠다는 결심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버리는가?”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특히 욕실은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공간입니다. 세안, 샤워, 양치, 화장, 면도 등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지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제로웨이스트 욕실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욕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일주일 동안 모아보기였습니다. 루틴의 변화없이 평소처럼 생활하면서, 단 한 번도 욕실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고, 어떤 종류의 쓰레기가 얼마만큼 나오는지를 기록하고 정리한 것입니다. 처음엔 “얼마 안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그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주일간 욕실 쓰레기를 관찰하며 기록한 실제 데이터를 공유하고, 어떤 품목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후 어떤 대안 제품이나 습관 변경이 효과적이었는지를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쓰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일에서 시작되며, 이 글이 그 시작점이 되길 바랍니다.

 

욕실 쓰레기 종류 파악 – 무엇이, 얼마나, 어디서 나왔을까?

욕실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의외로 소리 없이 쌓이지만, 상당히 다양한 종류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용한 모든 쓰레기를 종류별로 나누어 일주일간 기록했습니다. 칫솔포장지, 치약 튜브, 샴푸 용기, 일회용 화장솜, 비누 포장지, 헤어케어 샘플, 화장품 공병, 스크럽 제품 비닐, 휴지심 등 실로 다양한 쓰레기들이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이러한 쓰레기들이 ‘다 쓰고 나서 버린 것들’만이 아니라, ‘사용 중 발생하는 일회용성 쓰레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일회용 면봉, 화장솜, 코팩, 일회용 면도기, 여행용 미니어처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대부분 크기는 작지만, 쓰레기로 모아졌을 때 실제 부피로 쌓아보면 무시할 수 없는 양이었습니다.

 

일주일간 욕실 쓰레기 실측 요약표

쓰레기 종류발생 수량주요 원인 제품

 

치약 튜브 캡 및 튜브 2개 일반 튜브형 치약 사용
샴푸·린스 플라스틱 용기 3개 여행용 미니샴푸 및 본품
일회용 면봉 약 30개 화장 후 정리용으로 사용
화장솜 약 50장 클렌징, 토너 사용 후 폐기
포장 비닐/스티커 약 20개 신제품 개봉 시 발생
면도기/면도날 1개 일회용 플라스틱 면도기
생리대 포장지 3개 비닐 단포장된 제품 사용
 

특히 가장 눈에 띄었던 건, 1회용 제품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70% 이상이 1회용 제품에서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재활용이 불가능하거나 재활용률이 매우 낮은 소재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며, 제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쓰레기를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는지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포장지나, 세척이 불가능한 복합재 쓰레기는 결국 매립 또는 소각으로 이어지는 환경 부담을 주고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욕실 쓰레기 TOP 3 – 원인과 대체 방안

위 표를 기반으로 했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한 쓰레기 세 가지는 ① 화장솜 ② 일회용 면봉 ③ 소용량 플라스틱 용기였습니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 왜 그렇게 많이 쓰게 되었는지, 또 어떤 대체 방법이 가능한지를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욕실 내 잦은 쓰레기 발생 품목 & 대안 제안

쓰레기 항목주요 발생 원인대체 가능한 제품/방법

 

화장솜 클렌징, 토너 습관 재사용 가능한 패드 (세탁형)
일회용 면봉 화장 정리, 귀 청소 대나무 면봉 or 실리콘 면봉
샴푸/린스 용기 여행용 미니 제품 자주 사용 샴푸바, 리필형 제품 사용
 

화장솜의 대안: 세탁형 화장솜

저는 이후에 재사용 가능한 면 화장솜을 구입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부드럽고 도톰한 재질이라 세정력이 오히려 더 좋았고, 세탁 후 다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하면서도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10장 정도 세트로 구매하면 일주일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 클렌징 습관을 바꾸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회용 면봉의 대안: 실리콘 다회용 면봉

일회용 면봉은 ‘한 번 쓰고 바로 버린다’는 점에서 비효율이 가장 높은 제품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화장 보정 용도로 많이 사용하다 보니, 대안이 필요했는데 실리콘 재질의 다회용 면봉을 사용해 본 결과,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세척도 쉬웠고, 내구성도 높았습니다.

소용량 플라스틱 용기의 대안: 샴푸바 및 리필 스테이션

미니어처 용기의 경우, ‘여행을 위한 편리함’이 환경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이후엔 샴푸바를 여행 시 가져가거나, 리필스테이션이 있는 상점에서 용기를 가져가 리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서,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욕실 쓰레기 줄이기

 

일주일간 쓰레기 수집 후의 변화 – 습관이 달라지면 쓰레기도 달라진다

 

일주일 동안 욕실 쓰레기를 모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쓰레기의 ‘양’보다는 ‘종류’가 나를 설명해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엇을 자주 쓰는지, 어떤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지, 내가 어떤 소비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가 쓰레기통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쓰레기를 수집하고 분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건 왜 썼을까?”, “다음엔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실제 구매 행동과 사용 습관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일회용 코팩을 멈추고, 수분팩 브러시와 다회용 마스크팩 시트를 사용하는 습관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불편함보다 성취감이 더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엔 ‘귀찮을 것 같다’고 느꼈지만, 일주일 후 제 손에 들려 있던 쓰레기들을 보며 “이걸 절반만 줄여도 얼마나 큰 변화일까”라는 동기부여가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이후 실제로 2주 차부터는 쓰레기 양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비닐봉투 하나 가득 차던 욕실 쓰레기통이 3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내가 만든 쓰레기를 인식하고 줄여보려는 시도 자체에서 시작된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간 욕실 쓰레기 모아보기의 의미 – 기록은 실천을 가능하게 만든다

‘욕실 쓰레기를 모은다’는 이 작은 실천은 제 생활 속에서 가장 강력한 자각을 불러온 실험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심코 물건을 사용하고, 포장을 뜯고, 무엇인가를 씻어낸 후 그 흔적을 바로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립니다. 하지만 그 흔적들이 얼마나 많고, 어떻게 생겼는지를 직접 보고 분류해보면, 그 안에 ‘내 소비의 습관’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욕실 쓰레기를 일주일만 모아보는 실험을 해보길 추천드립니다. 쓰레기를 모아보는 것은 곧 나를 돌아보는 일이 되고,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때 ‘이건 결국 어떤 쓰레기로 남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질문 하나가 소비 기준을 바꾸고, 제품 선택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게 해주었습니다. 기록은 나를 바꾸고, 실천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때 ‘이건 결국 어떤 쓰레기로 남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질문 하나가 소비 기준을 바꾸고, 제품 선택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게 해주었습니다. 기록은 나를 바꾸고, 실천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변화는 꼭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쓰레기통 하나를 채우는 데 멈추지 않고,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도 지속 가능한 일상의 첫 걸음은 충분히 시작될 수 있습니다.